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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스페셜 성. 학. 승.①

2009.02.16

컴백 스페셜 – 성학승-

황제 임요환에 이어 또 한 명의 멤버가 T1 품으로 돌아왔다. 2 2개월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한
부장저그 성학승. 2004년 정식멤버 절차를 밟은 뒤 T1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데 일조를 가하며 박태민과 함께 T1저그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선수가 아닌 저그의 수장으로 팀에 합류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지도자 수업에 매진하고 있는 그를 역삼동 T1 연습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장저그에서 저그코치 성학승으로……

그의 컴백이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무엇보다 선수가 아닌 T1의 저그 코치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박용욱, 최연성 코치가 각각 프로토스와 테란을 책임지며 선수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저그 선수들은 그들이 믿고 의지할 코치가 따로 없었다. 더욱이 그는 지난 시절 함께 웃고 울며 동료애를 다졌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응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성학승은 친정팀이라는 친숙함을 믿고 쉽게 행동하지 않았다. 복귀 후 바로 연습실로 출근도장을 찍을 만큼 많은 일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휴식은 사치에 불과했다.

 
“입대하기 전에는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막상 제대하고 나니까 군대 안에서 다 쉬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또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휴식보다 일이 먼저고요.”

Q.
전역 전부터 코치선임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생각해오던 일인가?
“지도자는 선수시절부터 생각하던 거예요. 솔직히 이쪽 일이 선수생활을 마감하면 갈 수 있는 방향이 얼마 안되잖아요. 보통 해설자, 지도자 아니면 은퇴해서 다른 길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게이머를 하는 10여 년 간 르까프의 조정웅 감독님과 주훈 해설 ( SK감독)님 밑에서 코칭스태프들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봐왔기 때문에 제의가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때가 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Q.
저그선수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는가?
“지금은 계속 알아가고 있는 단계에요. 얼마 전엔 선수들을 불러서 1 1 면담을 했는데 한 선수당 1시간 이상 소요될 만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지금은 신입이라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다른 선수들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저그 선수들한테 더 많이 신경 쓸 생각이에요.”

Q.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10까지 출근해서 새벽 1까지 연습실에 있어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계속 이런 스케줄로 움직일 것 같아요. 전담코치들이 각각 있어 예전보다는 수월해졌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할 일이 참 많네요.” (웃음)

Q.
박용욱, 최연성 코치와 본인의 지도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 것 같나?
“최코치님이 선두에 서서 전장을 지휘하는 스타일이라면 박코치님은 팀의 아빠 같은 역할을 하시죠. 전 그 사이에서 선수들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제가 진짜로 원하는 지도자 스타일은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님이신데 인생 선배이자 지도자 선배로서 배울게 참 많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꼭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Q.
군대에 있는 동안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어떤 변화가 가장 놀라웠나?
“물론 제일 눈에 띄는 건 코칭스태프의 변화겠죠. 선수들의 변화야 프로의 세계에선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그 외로는 프런트의 지원이 더 좋아졌고 코칭스태프가 시스템 구축을 정말 잘 해 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저그코치로서 다른 팀이지만 이 선수 정말 탐난다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이제동 선수죠. 인터뷰 내용이나 눈빛 보면 정말 남다른 포스가 느껴져요. 코치가 되기 전까지 저를 불타오르게 한 선수였는데 그 선수 게임을 보면 게임이 하고 싶을 정도에요. 게임을 통해 선수의 혼과 열정이 묻어 나오고 그래서 게임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Q.
실력은 좋지만 콧대가 높아 지도하기 까다로운 선수가 있다고 치자. 본인이라면 이런 선수를 어떻게 지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선수들일수록 더 친해지려고 노력해야죠. 콧대가 높다고 해서 본 마음까지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르고 달래는 것 또한 코치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때론 엄함도 필요한 것 같아요.” (웃음)

Q.
만약 플레잉코치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떡할 것인가?
"
플레잉코치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두 마리 토끼는 원래 잡기 힘든 거잖아요. 물론 잡으면 대박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죠.”

Q.
지도자로서의 부담감은 없나?
부담보다는 선수들과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싶어요. 다들 티원 저그 티원 저그 하는데 그건 선수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무리 좋은 전략을 짜주고 지도를 하더라도 결국은 선수들이 잘해야 하는 거거든요. 사실 저도 선수시절에 성적이 좋지 못해서 선수들의 단점을 지적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에요. 전 그저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역할과 전원이 뭉쳐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거죠. 조정웅 감독님이 게임을 잘해서 이제동, 오영종, 박지수, 구성훈 선수들을 키워낸 건 아니잖아요. 선수들이 불타오를 수 있도록 열정을 불어넣어주는 게 제 의무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