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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못다한 이야기 - 택 & 혁 ①

2008.12.01

택 과 혁

지난 22일, ‘혁명가’ 김택용이 광운대학교 대강당에서 승리의 금뱃지를 달며 감격의 눈물을 머금었다. 프로토스 최초로 개인리그 3회 우승의 영광을 안은 그의 유니폼은 세 개의 금뱃지로 황금 물결을 이루었고 그는 팬들의 함성이 넘치는 대강당에서 이적 후 우울했던 시기를 벗어난 부활의 혁명가로 다시 태어났다.
늘 그렇듯 수상직후는 몸도 마음도 더 바빠지기 마련. 쏟아지는 축하 멘트와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며 누구보다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E스포츠계의 엄친아, 김택용과 우애 좋기로 소문난 T1 프로토스선수들과의 친목자리를 마련해 보았다. 사실 이날은 도, 택, 혁이 함께하기로 예정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삼총사에서 괴수는 빠지게 되었다.

-영광의 순간-

Q. 우승이 확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택용: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올랐는데 특히 이적 후 힘들었던 상황들이 머릿속을 지나가더라고요.
Q. 누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던가?
택용: 오혁이 형? (^^)
오혁: 택용이가 경기 끝나자마자 저를 보면서 씩 웃더라고요. “형 나 해냈어!” 하는 눈빛으로요.
Q. “나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도록 만들겠다” 란 멋진 소감이었는데……
택용: 따로 준비해간 멘트는 아니에요. 제 생각엔 좀 흔한 소감이였던 것 같은데……(^^)

-괴수의 불참이 빚은 개인리그 논쟁-

삼총사 중 둘째, 재욱은 온다는 문자 하나만 남겨놓고는 깜깜무소식이었다.
오혁: 오늘 져가지고….재욱이가 유독 MSL에서 그러니까….택용이가 스타리그와 인연이 없듯이…
택용: 왜요~저 4강까지 올라 갔는데…형, 4강까지 올라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
오혁: 알지 형은. 알지~택용이가 어떻게 했는지…..(^^;)
Q. 본인들이 생각하는 본좌의 기준은?
택용: 제가 어디서 읽어봤는데 지지 않을 것 같은 포스가 있어야 되고 개인리그 우승을 맨날 해야 되고 프로리그 역시 잘해야 하고…..결국 지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또 결국은 될 수가 없거나 힘들다는 거죠.
Q. 임이최마도 있지 않나?
택용: 그분들은 일단 본좌의 포스가 느껴지잖아요.
오혁: 그 시절에는 2등이란 개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택용이가 우승을 했을 때 다른 선수들이 32강에서 좌절된다거나 뭐 그런 개념이랄까….수상경력을 살펴보면 결코 택용이가 부족한 것 같진 않아요.

-엄친아 김택용-

Q. 팬들이 ‘엄친아’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택용: 엄친아?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뜻을 잘 모르겠네요.
엄친아의 뜻을 모른다는 그에게 배우 ‘김태희’를 예로 들어 설명해줬다.
택용: 엄친아의 뜻이 그거였구나..난 처음 알았네. 제가 엄친아는 아닌 것 같은데요.
Q. 본인이 생각했을 때 ‘이 선수 정말 부럽다’라고 생각한 선수가 있다면?
택용: 글쎄요. 잘 생각해 보지 않아서….누구를 부러워하기 보단 제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어야죠.
오혁: 딱 보세요. 있을 수 없죠. 이런 외모에 엊그저께 우승까지 한 선수가 어느 선수를 부러워하겠어요.
택용: 왜~형 있잖아요. 형 말하려다가 말 안 한 거예요. 싫어할까 봐..
오혁:……(--;)
둘은 잠시 이 문제로 티격태격했다. 오혁은 택용보다 한술 더 뜨는 재욱이 자리에 없는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겼다.
Q. 남자 팬들도 꽤 많은데……
택용: 남자분들이 여자분들보다 경기를 많이 보긴 하죠.
오혁: 택용이 수두 걸렸을 때 모습을 팬들이 봤어야 했는데..얼굴에 뭐 나가지고 “형, 이거 어떡해요?” 이러는 모습….(^^)
택용: 아직도 자국이 남아 있어요. (--;)
Q. 연예인 못지 않게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리는데……
택용: 제가 처음 검색어에 오른 게 요환이형 이기고 스타리그 진출했을 때였어요. 그 때 검색어에 제 이름 오른 거 보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또 많은 분들이 저를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근데 요즘은 우승하면 다 오르는 것 같던데요. (^^;)
오혁: 사람들이 예전보다 택용이를 더 많이 알아보긴 하더라고요. 우승한 후 어느 날인가 택용이가 길을 지나는데 한 고급 승용차가 택용이 앞으로 멈춰 서더니 어떤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고는 “우승 축하 드립니다.” 하고 악수를 청하시더라고요.
택용: 사실 그 때 좀 당황했어요. “우승 축하합니다.” 이렇게 단 한 마디만 하고 가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