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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 결승]박용운 감독대행, 누가 이기더라도 3:2 승부가 될 것

2008.07.11

[포모스=심현 기자]재욱이와 코치들을 믿고 있다



SK텔레콤이 ‘괴수’ 도재욱을 통해 2년 4개월여 만에 개인리그 정상 정복에 나선다.

도재욱은 오는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EVER 스타리그 2008 결승전에서 ‘투신’ 박성준(STX)과 격돌한다.

SK텔레콤 박용운 감독대행은 부임 후 첫 개인리그 결승 준비에 대해 “팀을 이끌고 조율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지난번 결승에 비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욱이와 코치들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첫 결승을 치르는 도재욱에 대해 “처음 결승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는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준비한 자신의 기량을 충분하게 발휘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그 점을 집중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분석한 박 감독대행은 결승전 전망에 대해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누가 이기더라도 3:2 승부가 될 것 같다. 승부처는 4경기 화랑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박용운 감독대행과의 일문일답.

- 부임 첫 개인리그 결승을 준비하는 기분이 프로리그와는 남다를 텐데
▲ 예전에 코치 활동을 하면서도 박성준 선수나 김택용 선수의 결승전을 여러 번 해본 경험이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개인리그 결승전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결승전이 될 것 같다.
최근에 (도)재욱이가 워낙 ‘괴수’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든든하긴 하지만, 정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옆에 있는 박용욱, 최연성 코치도 든든한 힘을 보태줘야 할 것 같다.
나는 일단 코치가 아닌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조율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지난번 결승에 비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욱이와 코치들을 믿고 있다.

- 도재욱의 경우 첫 번째 결승전이라 특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 결승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자신감도 충만하지만 어느 정도 자만심이나 분위기에 취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처음 결승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는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준비한 자신의 기량을 충분하게 발휘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그 점을 집중적으로 신경 쓰고 있고, 다행히 지난번 프로리그 광주 투어에서 큰 무대를 경험했고 대범하게 경기를 잘 해줬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 도재욱이 완성형 프로토스에 근접하다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 재욱이에게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점은 이해력이 빠르다는 것이다. 불현듯 머릿속에서 생각난 것을 즉흥적으로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를 해서 옮겨보면 거의 100% 생각한대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6~70% 정도를 표현하는데 그치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순간 크게 될 선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자기 자신에 대한 냉철한 분석도 할 줄 아는 뛰어난 선수지만, 완성형 프로토스에 대한 평가는 팬 여러분들이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완성형 프로토스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라고 본다.

- 도재욱의 부족한 점을 꼽는다면
▲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 지금보다 손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점이다. 손이 빠르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손 놀림으로 인해 게임의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재욱이는 손이 느린 점을 정확한 판단으로 만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결승 상대가 박성준이라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 박성준 선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점은 자신감이다. 박성준 선수는 강력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상황에서 자신의 빌드나 전략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그런데 STX로 이적하면서 조금 달라진 점이 있는데 한층 신중해하고 진지해졌다.
부족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결승전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예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 회복한데다 노련해진 것 같아서 힘들지만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SK텔레콤에 있을 때도 재욱이와 박성준 선수가 친했던 걸로 아는데 그래서 결승전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 맵이 프로토스에게 할만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 현재 상황에서는 프로토스에게 할만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프로토스가 힘든 상황이다. 화랑도를 비롯해서 안드로메다, 오델로 등 트로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어려운 맵이다. 물론 프로토스가 저그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경우의 수는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그에게 맵이 유리하다고 해도 저그가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할 수는 없을 것이고, 중요한 점은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본다.

- 결승전 스코어와 승부처는 어떻게 예상하는지
▲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누가 이기더라도 3:2 승부가 될 것 같다. 승부처는 4경기 화랑도가 될 것이다. 화랑도가 앞마당에 가스가 없어서 저그에게 굉장히 유리한 맵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2인용이라 프로토스가 어떤 전략을 할지 불안할 수도 있다. 박성준 선수가 어떻게 연습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

- SK텔레콤으로서도 개인리그 우승자를 배출한지 2년이 넘었는데
▲ 개인리그 우승은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이루고 싶은 목표이자 꿈 일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해서 프로게이머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인정 받는 선수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 목표다.
팀이 개인리그 우승자를 얼마 만에 배출하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SK텔레콤에 소속된 선수들은 모두 그런 선수들로 성장시키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 결승전을 앞둔 도재욱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프로게이머로서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결승전 무대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집중해서 멋진 스타리그 결승전 무대를 만들고, 그 속에서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 SK텔레콤과 도재욱의 팬들에게 한마디
▲ SK텔레콤 선수가 오랜만에 스타리그 결승전에 올라가서 즐거우실 거라고 생각한다. 도재욱 선수가 이번에 어떤 결과로 마무리가 되더라도 항상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도재욱 선수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선수니만큼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린다. 도재욱 선수도 거기에 부응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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