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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 결승]박성준 vs 도재욱, 맵별 관전 포인트

2008.07.11

[포모스=김경현 기자]1경기 오델로 올인, 5경기 오델로 운영



투신 박성준(STX)과 괴수 도재욱(SK텔레콤)의 대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EVER 스타리그 2008 결승전. 극강의 공격 성향을 보이는 박성준과 물량을 기본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도재욱의 대결은 매우 흥미로운 경기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무난한 저그와 프로토스의 대결이 아니다. 박성준과 도재욱은 굉장히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때문에 경기 양상을 예측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선수가 맞붙는 맵을 바탕으로 경기 양상을 예측하는 무모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 1경기 오델로 올인, 5경기 오델로 운영
1경기와 5경기에서 사용되는 오델로에서는 저그와 프로토스의 운영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앞마당에 이어 추가 멀티까지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맵이기 때문에 히드라리스크 위주의 저그와 커세어-리버 견제 이후 지상 병력을 사용하는 프로토스의 정면 힘싸움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델로가 1. 5경기에서 사용된다는 점이 변수다. 저그 입장에서 오델로에서 프로토스와 운영 싸움을 두번이나 준비하는 일은 부담이다. 저그와 프로토스가 4:3의 전적을 보이고 있으며 프로토스 역시 무난한 운영을 가면 저그에게 밀리지 않는 전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본다면 1경기 오델로에서는 박성준의 기습적인 초반 공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박성준은 저글링, 히드라리스크를 이용해 프로토스의 더블넥서스를 무너뜨리는 플레이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 도재욱은 꼼꼼한 프로브 정찰로 박성준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내야만 한다.

▶ 2경기, 전략 선택권은 프로토스에게 있다
2경기 트로이는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맵이다. 상대전적에서 5:2로 프로토스가 앞서고 있으며 전략의 선택권이 프로토스에게 있는 맵이다.

멀티와 스타팅 포인트 지역을 섬으로 만들 수 있는 점이 프로토스에게 좋게 작용한다. 물론, 이 점은 저그에게도 이점이 될 수 있지만 커세어-속도 업그레이드 셔틀을 보유한 프로토스에게 더 큰 이점이 된다는 평가다.

프로토스는 앞마당 지역에 2게이트웨이를 건설한 뒤 강력한 질럿 러시를 시도하거나 커세어 위주의 중반 운영 등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넓다. 도재욱은 지난 박찬수(온게임넷)와의 4강에서 1게이트웨이 플레이를 선택하기도 하는 등 프로토스의 전략을 예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도재욱은 지난 박찬수와의 대결에서 사용하지 못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맵이 트로이이기 때문에 박성준은 꼼꼼한 정찰을 통해 상대의 전략을 빠르게 파악해야만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보면 저그가 프로토스의 플레이에 맞춰서 안전하게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찬수처럼 빠르게 저글링을 생산해 프로토스를 본진에 고립시키는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다.

▶ 3경기 안드로메다, 장기전으로 가면 저그가 좋지
3경기 안드로메다는 저그가 17:10으로 프로토스를 압도하고 있는 맵이다. 저그들은 앞마당과 미네랄 멀티에 해처리를 건설하면서 3해처리 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초반 운영을 할 수 있다. 물론 이 점은 프로토스들도 마찬가지지만 확장력에서는 저그가 앞선다.

때문에 이 맵에서 저그들은 올인 공격이나 후반 운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프로토스들을 격파해왔다. 프로토스들은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앞마당과 미네랄 멀티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커세어 위주의 운영을 자주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공격형 저그인 박성준에게 안드로메다에서의 운영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있다. 때문에 박성준은 이 맵에서 강력한 초반 공격을 시도한 뒤 후반 운영을 준비하는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재욱은 같은 팀인 김택용(SK텔레콤)과의 교류를 통해 커세어 위주의 운영을 구사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초반에 저그의 공격을 잘 막았다고 해도 절대 안심해서는 안된다. 자원이 많은 안드로메다에서 저그의 생명력은 매우 끈질기다. 프로토스는 고급 유닛을 사용해 저그를 공략하지만 저그는 값싼 히드라리스크로 프로토스의 공격을 막아내며 승기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즉, 자원이 많고 저그의 확장력이 극대화되는 안드로메다에서는 장기전으로 갈수록 저그가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4경기 화랑도, 가스 효율 극대화가 핵심
화랑도는 지난 EVER 스타리그 4강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맵이다. 앞마당에 가스가 없어 저그에게 상당히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박찬수vs도재욱, 손찬웅vs박성준의 4강 대결에서 나란히 1, 5경기에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화랑도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프로토스는 도재욱 뿐이다. 상대전적 6:2로 저그가 프로토스를 앞서고 있고, 프로토스가 저그를 이긴 2번의 경기 중에 한 번이 도재욱의 경기였다. 도재욱은 가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본진 플레이로 저그를 압박하며 추가 가스 멀티를 가져가는 세련된 운영을 선보인 바 있다.

뛰어난 생산력을 자랑하는 도재욱에게 초반 가스 효율 극대화 플레이는 안성맞춤이었다. 도재욱은 가스를 로보틱스와 템플러 테크트리에 모두 활용했다. 미네랄은 다수의 발업 질럿과 포톤캐논으로 환산했고 가스는 옵저버와 아콘으로 환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영은 초반에 저그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찬수는 히드라리스크가 아닌 러커로 도재욱을 고립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히드라리스크와 오버로드가 받쳐주지 않는 러커의 위력은 약했다.

아무래도 저그가 가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글링, 히드라리스크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플레이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해 도재욱이 어떤 운영을 준비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확실히 지난 4강 5경기에서 보여준 운영은 이미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박성준은 그러한 플레이에 철저하게 대비한 상태일 것이다.

jupiter@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