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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도재욱, 저그를 이기고 우승 하고 싶다.

2008.06.27

[포모스=김경현 기자]최대한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율 그 자체였다. 0:2로 뒤지고 있던 순간까지만 해도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3, 4세트를 거치면서 도재욱(SK텔레콤)의 괴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27일 EVER 스타리그 2008 4강 1회차에 출전한 도재욱은 박찬수(온게임넷)을 3:2로 꺾고 생애 첫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허무하게 1, 2세트를 내준 도재욱은 3세트 트로이에서 초반의 위기를 넘기고 질럿-리버 공격으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4세트 오델로에서는 더블넥서스 이후 저글링의 난입을 허용하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커세어-리버 견제에 이은 발업 질럿 공격으로 승기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강, 5전 3선승 승부의 백미는 5세트 화랑도였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도무지 이길 수 없어 보였던 앞마당 노가스 맵에서 도재욱은 필살기가 아닌 절정의 운영 능력으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올랐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펼친 다전제 승부 중 최고였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었던 대결이었다.

다음은 도재욱과의 일문일답.

- 생애 처음으로 결승전에 오른 소감은
▲ 솔직히 오늘 맵 순서도 좋지 않고 상대 종족이 저그라서 0:3 패배까지 걱정했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팀에서도 개인리그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첫 결승전인만큼 더욱 열심히 해서 SK텔레콤 T1이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 0:2로 뒤지고 있던 순간에 어떤 마음을 먹었나
▲ 그래도 평상심은 잃지 않고 있었다. 3, 4세트는 프로토스가 할만한 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 1세트 화랑도에서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 정말 좋은 전략이었는데 패배했다. 질럿으로 저글링의 움직임을 잘 파악했어야 했는데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 팀원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는데 허무하게 패배해서 너무 미안했다.

- 2세트 안드로메다에서 역시 허무한 패배를 당했는데
▲ 3해처리까지는 막을 수 있었는데 2해처리 히드라리스크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먼저 전략을 걸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전 타이밍에 당했다.

- 3세트 트로이에서는 본진이 섬이 되어 고립이 되고 말았다
▲ 상대가 9드론 발업 저글링이고 많이 가난했다. 나는 그 한 타이밍만을 노렸다. 상대가 저글링을 많이 생산하고 스포어 콜로니까지 건설했기 때문에 타이밍이 나왔다. 원래는 커세어로 상대를 보고 맞춰가려고 했는데 본진이 섬이 되는 바람에 리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 4세트 오델로는 정말 불리하게 시작하지 않았나
▲ 발업 저글링이 난입하면서 내가 정말 불리했다. 커세어가 날아가는데 스커지가 나오면서 상대 해처리가 5개더라. 초반에 피해도 많이 봤는데 역전을 하게 되어서 기뻤다. 박찬수 선수도 상당히 긴장을 하셨던 것 같다.

- 마지막 화랑도에서는 뛰어난 운영 능력을 자랑했는데
▲ 화랑도에서 1세트에서 썼던 전략을 또 쓸까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운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상대가 너무 가난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 박용욱 코치가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 같던데
▲ 박코치님께서 정말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경기 전에 전략도 상의해주시고 심리 상태도 잘 파악하고 다스려주셨다. 애정을 갖고 봐주신 점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 결승전에 왔으니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결승전에 원더걸스가 온다
▲ (권)오혁이 형이 결승전에 꼭 가라고 했었다. 오혁이 형은 원더걸스가 데뷔하기 전부터 팬이었다. 꼭 결승전에 진출해 자기를 데려가라고 했는데 안 데려갈 생각이다(웃음). 원더걸스는 나만 보고 올 것이다(웃음).

- 결승전에서는 누구와 맞붙고 싶은가
▲ 두 선수 다 친분이 있고 평소에도 연습을 자주하는 사이다. 누구든 까다로울 것 같다. 그래도 결승전이니까 같은 종족전보다는 저그를 만나고 싶다. 저그를 이기고 우승해서 내가 저그전이 약하다는 평가를 완벽히 무너뜨리고 싶다.

- 연습은 어떻게 했는지
▲ 팀원들이 도와줬다. 개인리그라서 연습 상대를 찾기가 힘들었다. 오늘 CJ 김준영 선수와 경기장에 오기 전에 딱 한번 연습을 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되었다. 모두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우승을 해서 꼭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 내일 프로리그도 꼭 함께 이겼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 오늘 내 경기를 놓고 친구들이나 길드원들이 내기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 내가 그 내기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번 시즌에 꼭 우승을 해야할 것 같다. 마지막 기회처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 하겠다.

jupiter@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