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스=강영훈 기자]행복을 주는 외계인 벙키, 콰오아행성에서 지구로 오다
최근 SK텔레콤 T1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 아닌 선수가 있다. 경기장에 매일 나타나는 이 선수는 아직까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훤칠한 키와 귀여운 얼굴 등 눈에 띄는 외모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포모스는 이 선수가 도대체 어떤 선수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를 시도하기로 했다. 지구인이 아닌 관계로 섭외 및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쨌든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 '벙키'를 만나보자.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특성상 실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여 온라인상에서 메신저를 이용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 드리며 보다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존칭을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포모스 : 벙키! 많이 만나고 싶었다. 물어볼 것이 많은데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벙키 : 이름은 벙키이고 나이는 아직 12살이다. 머리가 좀 커서 그렇지... 우리 행성에서는 굉장히 잘생긴(?) 편이다. 가족관계는 아빠, 엄마, 여동생 팅키가 있다 좋아하는 게이머는 임요환 선수와 SK텔레콤 T1선수들이 있다. 지구에 온지는 6개월 정도 되었고 지금은 SK텔레콤T1의 마스코트로 살고 있다.
포모스 : 프로필을 보니 콰오아 행성에서 왔다는 얘길 들었다. 도대체 거긴 어딘가?
벙키 : 콰오아 행성은 태양계에서 9번째 위치하는 행성이고 얼마 전에 지구에서 발견됐다. 여기서는 사실 쫌... 멀다.
포모스 : 두서없이 얘기해서 미안한데 프로필에 키가 170이라 하던데 실제론 더 큰 것 같다. 머리크기때문인가?
벙키 : 키는 지구의 측정 단위로 170이라고 하는데... 맞는것 같다. 아직 성장기라... 점점 크는거 같기도 한데... 머리만 크는거 같아 조금은 걱정이다.
포모스 : ㅋㅋ
포모스 : 취미가 컴퓨터 게임에 무려 특기가 스타크래프트인데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벙키 : 스타 실력은 내 생각엔 정말 잘하는거 같은데 배틀넷에서 하면 반반의 성적이 나온다. ... 벙커링이 통하면 이기고 막히면 자주 지더라. 아, 가끔 막힐 때도 이중 벙커링으로 이기는 경우도 있다.
포모스 :좋아하는 게이머로 임요환을 꼽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벙키 : 일단 나랑 닮은(?)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고 여러가지 전략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중 단연 최고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것만 같은 '벙커링'이다.
포모스 : 마음에 드는 대답이다. 그런데 여동생 팅키는 언제쯤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나? 인형으로 나오고 끝인가?
벙키 : 팅키는 아직 콰오아 행성에 있다. 김택용 선수 사인을 보내달라고 매일 연락이 온다. 아직은 어려서 못오고 있지만 다음 시즌에 올꺼라는 얘기를 들었다. 집에서 안보내주면 몰래 도망쳐 지구로 온다고 해서 조금 걱정이다.
포모스 : 팅키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벙키가 오면서 SK텔레콤 T1이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벙키 : 아무래도 그런것 같다. 선수들도 나와 연습을 종종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초반 전략에 잘 안당하더라. 어찌되었건간에 이게 다 '벙키' 때문이다.
포모스 : 최근 벙키의 인기가 대단하다. 팬카페도 있다고 들었는데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벙키 : 팬카페 회원수가 늘어날 때 마다 입꼬리가 조금씩 더 올라가는것 같다. 하지만 아직 도재욱 선수 팬카페 회원 수를 넘기엔 모자라다. 내 목표는 딱 거기까지다. 요즘 경기장에서 팬들이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거나 먹을 것을 줄 때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요새 배가 더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
포모스 : 설마 도재욱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건가? 팀 내에서 특별히 친한 선수가 있다면?
벙키 : 도재욱 선수는 항상 날 괴롭힌다. 자꾸 내 혀를 잡아 당기거나 눈을 가리곤 한다. 나는 아직 12살이라 싸움도 못한다. 벙커링도 잘 막아서 게임으로도 힘들고... 팬카페 회원수라도 이겨보고 싶다. 또 친한 선수는 박태민 선수다. 잘생기고 재밌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상한 춤은 안췄으면 좋겠다.(전스틴..?) 뭐 아무튼 이상한 춤을 자주 추더라.
포모스 : ㅋㅋㅋ
포모스 : 사실 인터뷰 전 지인에게 벙키에게 궁금한 점이 있냐고 물었더니 '무조건 사랑하는데 뭔 질문'이라고 하더라. 벙키를 보러 경기장을 찾고 T1팬이 아닌데도 응원하게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벙키 : 벙키를 그정도로 좋아해 주시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지구의 외모기준으로 따졌을때 머리도 크고, 배도 나오고, 다리도 짧은데 이렇게 좋아해 주시다니...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고맙다.
포모스 : 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벙키 : 어느날 관중석에 앉아 있는데 내 몸을 마구 더듬는(?) 팬이 있었다. 팔을 쪼물딱쪼물딱 하더니 허벅지를 쪼물딱 거렸다. 흠...좀 무서웠다..
포모스 : 하지만 벙키의 외모는 굉장히 귀엽기 때문에 팬들에게 환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얼마 전 목으로 빨대를 꽂아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이런 엽기행각들이 소녀떼들의 환상을 깰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벙커 : ...
포모스 : 설마 개인기라고 말할 건가? ㅋㅋ
벙키 : 우리행성에서는 흔한 일인데... 엽기행각인지는 몰랐다. 소녀떼들의 환상을 깰 수 있다니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녀떼 분들께 죄송할따름이다.
포모스 : 알겠다. 얼마 전 귀를 움직이는 개인기를 하던데 혹시 아직 보여 주지 못한 개인기도 있나?
벙키 : 사실 내 개인기는 브레이크 댄스다. 춤추는 걸 워낙 좋아한다. 옷이 더러워진다고 여기저기서 말려서 못하고 있는것 뿐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몸 좀 풀어 보도록 하겠다. 배가 요새 더 나온거 같아 예전만큼 될지는 모르겠지만..
포모스 :기대해 보겠다. 여기서 현실적인 질문을 해 보겠다. 날이 더워질수록 벙키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광안리라도 가게 되면 '벙키는 거기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스스로도 걱정될 것 같다. 어떤가?
벙키 : 우리 팀이 광안리에만 간다면 그 안에서 죽어도 좋을것 같다. 사실 조금 걱정은 되지만 괜찮다. 광안리 결승전 무대만 간다면 더운게 문제겠는가...
포모스 : 알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 마디와 특별히 포모스 이용자들에게도 한 마디 해 달라.
벙키 : 벙키를 항상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그렇지만 나보다는 SK텔레콤 T1 을 더욱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팀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그리고 포모스는 자주 찾는 사이트다. 내가 잘 나온 사진이 많아서 좋다. 그리고 요즘 기사의 댓글을 보면 선수들을 까는(?) 내용이 많은데.. 자제했으면 좋겠다. 벙키는 까도 괜찮다. 벙키는 대인배니까...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비록 온라인 상으로 나눈 대화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유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끌어 준 벙키를 보며 지금의 인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벙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준 벙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빠른 시일 안에 광안리 특설무대에서 멋진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벙키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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