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벙키의 힘
봄바람 살랑 부는 4월, 꽃다운 계절에 SK스포츠단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양손에는 짐이 한 가득 들려 있고, 이는 전부 경기장에서 이벤트 할 때 쓸 물건들로 본격적인 스포테인먼트의 시작을 알리는 소품이기도 하다.
탁자 위에 놓여진 커다란 탈은 T1의 마스코트. 무게와 크기는
관계자 1: 마스코트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어떤 게 좋을까요?
관계자 2: 호돌이, 호순이 그런 것만 아니면 돼.
줄줄이 쏟아지는 갖가지 이름들 중에서도 의미가 있는 이름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 T1 팀은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생각대로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은 나오지 않고, 결국 처음에 생각했던 벙커링을 딴 ' 벙키 ' 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된 벙키는 2008 신한은행 프로리그 첫 경기에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벙키의 작은 몸짓 하나에 팬들은 귀엽다는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누군가 벙키 안에서 땀을 비 오듯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팬들은 알고 있을까……마스코트 탈을 쓴 사람은 누구일지 추리해 보는 것도 큰 재미일터, T1팀은 절대 비밀을 고수하며 팬 서비스의 재미를 살렸다.
1세트가 끝나고, 녹초가 되어 대기실로 들어온 벙키는 땀을 닦으며 갈증을 해소하는 물을 마신다. 안쓰러운 마음이 든 프런트는 부채질을 해주며 벙키의 땀을 식혀준다. 2세트, 3세트, 4세트, 그리고 에이스 결정전까지 장시간의 레이스는 그렇게 벙키가 흘린 땀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인터뷰
2008 신한은행 프로리그와 함께 T1의 장대한 여정은 시작 되었다. 벙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스포테인먼트의 활기는 점점 차오르는 듯하다. 동분서주하는 T1팀은 갖가지 이벤트와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T1팀의 가장 큰 장점은 열정과 노력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마다 기운이 빠지는 건 사실, 그런 그들에게 스포테인먼트 도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었다.
" 농구나 야구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홈구장이 없어요. 현재 스튜디오는 경기장 구석구석 방송에 의해 많은 통제가 이루어져서 방송국과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듯 해요. "
" 프런트와 선수와 팬들과의 호흡문제 인 것 같아요. 개개인마다 적극성, 선호도, 취향, 재능(끼) 등의 차이점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스포테인먼트가 성적에 비례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점이 어려운 점이예요"
자신들의 업무 부분에 따라 고민거리도 달랐지만 T1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가지일터.
창단 시절 부터 해온 프론터에게서 당시의 상황도 들을 수 있었다.
" 선수의 절대적인 수가 적어서 관리면에서는 수월했어요. 창단 전부터 함께 해온 선수들이라 가족같은 친근함이 있어서 분위기도 좋았어요. 성적에 대한 압박감 보다는 그때는 즐기면서 게임하는 분위기 였던 것 같아요
스포테인먼트의 준비 과정을 통해 T1팀은 선수들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사무국 설문조사 결과 스포테인먼트에 가장 어울리는 T1선수로
열정
2008 신한은행 프로리그 CJ와의 경기가 있는 날, 용산 상설 경기장으로 T1팀이 모였다. 2연패의 쓴 잔을 맛본 T1에게는 중요한 시점의 경기였다.
좁은 선수대기실에 앉아 승리를 기원하는 T1팀은 프로리그의 첫 승리를 간절히 바라며 경기를 지켜봤다. 다행히 이날의 경기는 T1의 승리로 돌아갔다.
카메라에 비춰진 벙키는 깜찍한 모습으로 경기 내내 팬들과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고 스포테인먼트의 전망을 더 밝게 만들었다. 우리가 벙키에게 주목하는 건 단지 스포테인먼트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정에 대한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벙키가 탄생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고 팬초청 행사를 하기까지 많은 연습과 준비가 있었으며 선수들의 홍보를 위해 그들을 더 알아가려는 노력이 더해져 스포테인먼트에 T1팀이 거는 기대는 열정에 비례하는 결과물인 것이다.
지치기 쉬운 직장생활에서 탈출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술을 마시거나 수다를 떠는 일이 고작이다. 그러나 SK 스포츠단의 탈출구는 바로 선수들의 공간인 경기장에 있다. 그들은 선수들의 경기를 통해 희열과 보람을 느끼며 어느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버린다.
마치 선수들에게 파이팅 기운을 받은 것처럼 씩씩하게 움직이고 있다. 없는 시간을 쪼개 경기장을 찾는 스포츠 팬들은 모르는 삶의 활력소, 그래서 경기장, 사무실을 오가는 그들은 살아있는 자신을 느낀다.
어쩌면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선수들의 땀을 만들어내는 경기장 밖의 그들이 아닐까. 2008년에도 사무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스포테인먼트는 선수들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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