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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 ‘완벽한(?) 물갈이’

2008.04.02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이번 스토브 시즌을 맞아 가장 많이 팀 컬러를 변화시킨 팀은 SK텔레콤 T1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코칭 스태프 3명이 모두 물갈이됐고 핵심 멤버였던 최연성과 박용욱이 코치로 변신하면서 선수진도 교체됐다. 또 김택용을 영입함으로써 선수들의 전반적인 연령층도 낮아졌다. 게다가 박성준과 김성제와의 재계약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단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SK텔레콤은 1월말 코칭 스태프 전원 경질이라는 유례없는 결단을 내렸다. 주 훈 감독을 필두로 서형석, 이효민 코치를 내보내고 최연성과 박용욱을 코치로 승격시켰다. 최연성과 박용욱은 플레잉 코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코치직에 전념하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받아들여 코치로 남겼다. 공석이었던 감독직은 MBC게임 히어로에서 전략 코치를 맡고 있던 박용운을 감독 대행으로 임명하며 메워졌다.

최연성과 박용욱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로는 MBC게임 김택용을 선택했다. 김택용은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캐릭터. 2007년 초 MSL에서 마재윤을 제압하며 유명세를 탔고 이후 두 번 더 결승전에 오르면서 프로토스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또 스타리그에서도 2회 연속 4강 진출을 달성하며 무너진 SK텔레콤의 자존심을 채워줄 핵심 선수로 판단됐다.

김택용은 프로리그에서도 소임을 다했다. MBC게임의 운영 방침상 개인리그 중요 경기가 있을 때 기용되지 않아 출전 횟수는 적지만 전후기 통합 14승13패를 거뒀다. 승률이 높지 않았지만 후기리그 초반 MBC게임의 팀플레이가 중심을 잡지 못할 때 자발적으로 출전해 팀의 포스트 시즌 4회 연속 진출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선수단을 개편하면서 내세운 모토는 젊은 팀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이를 위해 팀 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김성제, 박성준과 계약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3월초 선수들과의 계약을 마쳤지만 이 명단에 김성제와 박성준은 들어있지 않다. SK텔레콤 측에 따르면 박성준에 대해서는 트레이드 절차를 밟고 있으며 김성제는 온라인 연습생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시즌 SK텔레콤의 과제는 최연성, 박용욱, 김성제, 박성준 등 기존에 팀을 받쳤던 올드 선수들이 현역에서 은퇴함으로써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는 점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다. 또 박용운 감독 대행도 코칭 스태프로 활동하긴 했지만 팀을 이끌어 가는 최고 사령탑으로서 검증된 바 없다는 점도 위기로 지적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단 '오버 트리플 크라운'의 기억을 갖고 있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을 물갈이했다. 젊은 선수들로 개편한 SK텔레콤이 명가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남윤성 기자 force7@esforc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