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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un 2007]충격! 프로가 아마추어 대회 휩쓸고 다녔다

2007.10.25

프리스타일 송상엽, 윤 빈 출전 노려…자격 확인 못한 운영위 '쉬쉬'
협회 "당연 출전 금지, 상벌위원회 회부"


제1회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의 허술함이 극에 달했다. 프로게이머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지역 대회를 휩쓸고 다녔고 상금도 수령했으나 전국 대회 개최 직전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 결선에서 자격을 박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가 된 선수들은 프리스타일 종목의 송상엽과 윤빈. 이들은 지난해 신한은행 프리스타일 리그 등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뒤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한 선수. 그러나 이들은 이번 전국 아마추어 대회의 지역 예선마다 출전했고 별다른 제제 없이 세개 지역 대회에 나섰다.

이들은 강원 대회에서 입상을 한 뒤 부천 대회 등에 출전했다. 프로게이머가 아마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문제다. 각 지역 대회 운영위가 협회를 통해 간단한 확인절차만 거쳤다면 출전을 금지시킬 수 있었지만 이 확인 절차가 생략돼 허술함을 보였던 것이다. 또한 한 지역에서 입상한 선수들은 타 지역에 참가할 수 없음에도 각 지역 운영위는 이 마저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송상엽 등은 세개 지역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구 결선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명단을 최종 확인하던 협회에서 이들의 자격에 제제를 가했고 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시켰다. 이에 두 선수는 협회에 프로게이머 자격을 취소해달라며 적반하장의 행동을 했다.

현재 이들은 프로게이머가 아마 대회에 참가한 이유로 협회의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이들의 징벌 수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로 자격으로 아마 대회에 출전했으니 상당한 수준의 징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은 초대 대회인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의 허술한 준비를 여실없이 보여주는 단면이다. 프로게이머 참가로 순수 아마추어를 육성하겠다는 목적에 전혀 부합할 수 없는 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아마추어 선수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또한 프리스타일이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운영위에서 이 사건을 쉬쉬하고 넘어가려고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서울 2위팀에 이들이 참여하려고 시도해 해당 팀을 출전하지 못하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단에게 아무런 공지도 없었다.

모든 대회가 자리를 잡기 위해선 성장통을 겪어 왔다.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리그나 스타리그 역시 무수한 성장통을 겪었다. 초대 대회인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역시 성장통은 이것으로 끝내고 더욱 성숙한 대회 운영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