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 고인규가 9승1패, 90%를 테란전 승률 고공 비행을 펼치며 테란전 최고수에 등극했다. 같은 유닛을 활용하는 동일 종족 간의 경기이기 때문에 60%만 넘어도 높이 평가받기 때문에 90%가 넘는 승률은 ‘환상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인규가 테란전에 강한 이유를 분석했다.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
고인규가 테란전에서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우선 테란전은 같은 유닛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초반과 중반에 크게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큰 변수가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고인규가 자신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정감은 같은 팀에 임요환, 최연성, 전상욱 등 강력한 테란 라인과 함께 스파링해왔다는 점도 일정 부분 이상 기여했다.
서형석 코치는 “임요환의 엽기 전술, 최연성의 힘을 바탕으로 한 물량 플레이, 전상욱의 장기전 노하우를 모두 섭렵하면서 성장한 선수가 고인규”라며 “세명의 선배들이 갖고 있는 테란전 장점만을 모아 놓은 선수”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를 읽는 탁월한 시야
고인규는 어지간한 ‘꼼수’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 6일 이스트로 신희승과의 MBC무비스 서바이버리그 최종전 1세트에서 신희승이 깜짝 바이오닉 러시를 시도했지만 ‘무난히’ 막혔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6 통합 챔피언전에서 MBC게임 히어로 염보성이 전진 팩토리에 이은 클로킹 레이스 전략으로 흔들어 보려 했지만 쉽게 막아냈다.
상대가 어떤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막아내고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판’을 크게 읽을 줄 아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야구에서 타율이 좋은 선수들은 투수와 머리싸움을 펼칠 때 매번 공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그려 나갈 줄 안다는 이론이 있다. 고인규도 테란전에서는 상대가 어떻게 플레이할 지 미리 그림을 그리는 예측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개념도 탑재
e스포츠 분야에서 ‘개념’이라는 단어는 분석력과 상황 판단과 일맥 상통한다. ‘개념 탑재’라는 말은 전황을 분석하고 판단한 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방법을 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승리할 줄 안다는 말이다.
2006시즌 들어 고인규는 테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몸으로 익혔다.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즐겨하는지, 비밀 전략은 어떤 것이 있는지 VOD를 통해 미리 파악한다. 주위 프로게이머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치밀한 연구와 분석에 사전 조사까지 해가며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신희승과의 경기를 앞두고 10여명의 게이머들과 스파링을 소화했다는 점은 성실성도 갖췄다는 뜻이다.
◆큰 경기 활약 여부가 관건
테란전 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고인규에게는 특별한 타이틀이 없다. SK텔레콤 T1이 4번 연속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MVP를 1회 기록한 것이 전부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인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
개인리그 본선에서, 또 5전3선승제와 같은 다전제 승부에서 ‘강한 테란’을 자주 만나 진정한 실력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테테전 최강’의 이미지를 굳히기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남윤성 기자 force7@esforce.net
◆고인규 2006 시즌 테란전 일지
날짜=대회=상대=결과
2007.2.6=MBC무비스 10차 서바이버=신희승=2승
2007.1.27=제4회 슈퍼파이트=이성은=승
2007.1.20=스카이 프로리그 2006 통합챔프전=염보성=승
2006.11.10=제2회 슈퍼파이트=염보성=승
2006.12.14=곰TV MSL 16강=변형태=승
2006.8.27=MBC무비스 9차 서바이버=구성훈=승
2006.8.25=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염보성=패
2006.7.10=스카이 프로리그 2006 전기=이윤열=승
2006.5.27=스카이 프로리그 2006 전기=차재욱=승
*2006 시즌 테란전 9승1패 승률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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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 고인규 테란전 90% 승률의 비법은?
2007.02.09